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참 애매하다.
뉴스에서는 “역대 최고가!” 라고 떠들면서, “위험하다, 거품이다”라고 경고하는 메세지들을 자주 본다.
근데 솔직히, 체감이 잘 안된다. 내가 투자한 종목들 중 몇 종목이 수익률 70%를 넘겨도 그냥 미지근하다.
차트는 오르락내리락, 돈은 도는 것 같기도 하고, 막상 내 계좌는 별 변화가 없는 것 같고.
주식 시장을 평가하는 불안의 목소리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주식 시장의 분위기와 흐름을 알려주는 지표들을 참고하려고 노력한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타인의 의견이 내 의견인양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M2, 버핏지수, Shiller CAPE
이 세 가지 지표를 확인하면서, 나는 나만의 투자 리듬을 만드는데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M2 — 돈의 흐름, 시장의 맥박
M2는 말 그대로 지금 세상에 풀린 돈의 총량이다.
쉽게 말하면, “경제 안에 얼마나 많은 돈이 굴러다니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수치다.
이게 너무 빠르게 늘어나면 버블로 판단하고, 너무 줄어들면 경기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인다.
적정선은 대체로 연 3~6% 증가율. 그게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건강한 속도’라고 알고 있다.
지금 미국의 M2 증가율은 대략 4%대 중반. 딱 그 중간이다.
요 근래 몇 년 동안의 투자 흐름을 봤을때, 이 수치들이 예전의 기준에서 변경되야 한다는 말이 들릴 때도 많다.
글로벌 주식 시장의 자본 유입량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미국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으로는, 2020년 팬데믹 때는 한 해에 20% 이상 폭증하면서 주식이 미친 듯이 올랐다.
그 돈이 부동산, 비트코인, 주식으로 흘러들어가 자산 버블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이런 지표들의 정량적인 수치들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돈줄이 조여졌고, 사람들은 “빚투” 대신 “현금 보유”를 택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주식 시장을 이렇게 평가하고 싶다.
주식 시장에 돈은 돌고 있지만, 불길은 꺼진 상태. 가스는 있는데 불씨는 없는 상태.
버핏지수 — 시장의 체온
워런 버핏이 즐겨본다는 그 지표. “한 나라의 전체 주식 시가총액 ÷ GDP”.
쉽게 말해, 나라 경제 크기 대비 주식시장 규모다.
예전에는 100%만 넘어도 ‘이건 너무 비싸다’는 말이 나왔는데, 요즘은 그 기준이 많이 바뀌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 미국 시장은 ‘미국만의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돈이 미국 주식 시장에 몰리고 있다. 한국, 일본, 유럽, 중동 자본까지 모두 안전자산으로 미국을 택한다.
한국의 여러 은행들이 펀드를 운영할 때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의 연기금도 마찬가지로 미국 주식들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시대다.
그래서 현재 버핏지수는 대략 200%가 넘는 과열 수준. 숫자만 보면 과열이지만, 해외 자본 유입과 다국적 기업 이익을 감안하면 체감치는 250% 근처로 봐야 한다고들 얘기한다.
결국 이건 “비싸지만, 이유가 있는 가격으로 판단한다.
Shiller CAPE — 시장의 심리
Shiller CAPE는 S&P500의 최근 10년 평균 실질이익 대비 주가 비율.
장기적으로 주식이 얼마나 고평가 또는 저평가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지금 CAPE는 대략 39~40배. 역사적으로 보면 높은 편이다.
이것 역시 미국 주식 시장에 들어온 자본을 봤을 때 달라져야 할 것이다.
예전 같으면 “이건 버블이다!” 소리가 났을 수치지만, 이제는 좀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는 수치다.
- 기업 이익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 실질금리 구조도 과거와 다르며,
- 달러는 전 세계 유동성의 중심이 되었다.
그래서 단순히 숫자만으로 버블이라 단정하긴 어렵다
요즘의 현실적인 기준을 나는 이렇게 정립해서 대입해본다.
- 15 이하 → 저평가 (위기나 경기 침체)
- 24~30 → 적정 밸류
- 37 이상 → 고평가 구간
즉, 지금 시장은 고평가지만, 구조적으로 유지 가능한 고평가다. 위태롭지만, 아직 터지진 않은 상태.
📊 세 지표가 말하는 시장의 얼굴
| 지표 | 현재 수치(대략) | 해석 |
|---|---|---|
| M2 증가율 | 약 4%대 중반 | 안정적 유동성 (중립 구간) |
| 버핏지수 | 약 170~180% | 고평가, 그러나 글로벌 자본 프리미엄 반영 |
| Shiller CAPE | 약 39~40배 | 고평가, 장기 성장 선반영 |
이 셋을 종합해보면, 지금 시장은 ‘과열’보단 균형에 가까운 고평가 구간.
유동성은 충분하지만 폭발적이지 않고, 돈은 돌지만 조급하지 않다.
내 생각 — 지금은 냉정하게 기다릴 때
요즘 시장을 보면 “불장”이라는 말도, “폭락장”이라는 말도 다 틀린 것 같다.
그냥, 어느 정도는 가격이 현실을 앞서 있는 상태. 하지만 ‘버블 붕괴’라 하기엔 돈의 흐름이 너무 안정적이다.
나는 이럴 때 투자의 리듬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의 평정심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뜨거운지, 차가운지 잘 모르겠어서, 실제로 한 번 그 물에 들어가서 체감해보고 싶을 만큼 답답하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나에게 그런 온도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차트와 함께 지표들도 본다. 버핏지수, M2, CAPE.
이 세 가지의 지표들을 가지고 투자의 리듬을 확립하기 위해서.